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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농업 심리학

이상행동의 분류

by 올담 2023.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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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심리학은 다양하고 독특한 이상행동을 정확하게 관찰하고 유사한 특성에 의해서 분류하는 작업에서부터 출발한다. 분류 작업은 복잡한 현상을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단순한 형태로 정리하는 과정이다. 과학의 가장 기본적인 작업은 현상을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분류하는 것이다. 이상심리학에서도 인간이 나타내는 다양한 이상행동과 심리적 장애를 분류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 왔다. 이상행동의 분류 작업은 여러 가지 유용성을 지니고 있다. 정신장애 분류를 통한 세 가지 유용성, 즉 효과적 의사소통, 체계적 연구, 원인의 이해증진을 지적하였다. 또한 정신장애 환자를 이해하고 연구하는 기본적 틀을 제공하며 과학에 필수적인 분류의 5가지 기능을 하게 된다고 지적하였다. 첫째 분류는 해당 분야의 연구자나 종사자들이 일관성 있게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용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지고 불필요한 혼란과 모호함이 감소한다. 둘째 분류는 연구자나 임상가에게 효과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즉 분류체계에 따라 축적된 연구 결과와 임상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셋째, 분류는 정신장애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이론개발을 위한 기초를 제공한다.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신뢰하는 분류체계는 과학적 연구에 필수적이며 이에 근거하여 장애의 공통적 특성과 원인에 대한 연구가 가능해진다. 넷째 분류는 심리 장애를 지닌 환자들 간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인식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진단은 어떤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를 분류체계에 따라 특정한 장애를 할당하는 분류작업이다. 이러한 진단을 통해서 임상 가는 그 환자의 다른 특성들을 쉽게 추정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치료 효과를 예상하고 장애의 진행 과정을 예측하는 것은 분류의 중요한 기능이다. 진단은 환자의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떤 경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고 어떤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이러한 이상행동의 분류는 단점과 위험성도 지니고 있다. 분류나 진단을 통해서 환자의 개인적 정보가 유실되고 환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형성될 수 있다. 환자 개인은 진단된 장애의 속성 외에도 독특한 증상과 특성을 지니고 있을 수 있으나 진단을 통해 이러한 개인의 특수성이 소홀히 취급될 수 있다. 또한 진단은 환자에 대한 낙인이 될 수도 있다. 환자에 어떤 진단명이 붙이게 되면 환자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편견이 형성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도 자신에 대한 태도가 달라진다. 진단명이 치료자나 환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처 환자를 그 진단명에 맞도록 변화시켜 나가는 자기 충족적 예언의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진단은 환자의 예후나 치료 효과에 대한 선입견을 줄 수 있다. 치료 방법이 환자가 지닌 실제적 증상보다는 진단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진단이 개인을 비인격화하고 사회적 제약과 통제를 가하는 수단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의 분류체계는 의학적 모델로서 환경적 영향을 무시하고 있으며 창조적 사고를 억제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상행동의 분류에 대한 이러한 비판은 분류 체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항상 유념해야 할 점 들이다. 

 이상행동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축적하고 전문가 간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도우며 임상 현장에서 장애 행동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에 유용한 진단분류체계가 되려면 무엇보다 먼저 진단분류가 신뢰하고 타당해야 한다. 즉 과학적이고 유용한 분류체계는 신뢰도와 타당도를 지녀야 한다. 신뢰도는 한 분류체계를 적용하여 환자들의 증상이나 장애를 평가했을 때 동일한 결과가 도출되는 정도를 의미한다. 동일한 분류체계를 한 환자에게 적용하여 진단할 경우 임상가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다면 그 분류체계는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즉 같은 분류체계를 사용하였지만 누가 평가하느냐에 따라 진단이 달라진다면 그 분류체계는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류체계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두 평가자가 동일한 진단 또는 결론에 도달하는 정도 즉 평가자 간 신뢰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분류체계는 평가자의 주관성이 개입될 여지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구체적이고 명료한 분류기준으로 구성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분류체계의 타당도는 그 분류체계가 증상이나 원인 등에 있어서 정말 서로 다른 장애들을 제대로 분류하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를 뜻한다. 타당도는 특정한 범주에 속하는 장애로 진단된 환자들이 동질적인 특성을 공유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만약 어떤 진단분류 방식에 따라 동일한 장애로 진단된 사람들이 증상이나 원인에 있어서 각기 다르다면 이러한 진단분류는 타당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다른 장애로 진단된 사람들이 서로 중복되는 증상을 타내거나 공통적 원인에 의해 유발된다면 이러한 분류 역시 타당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타당도는 신뢰도와 밀접한 연결되어 있다. 왜냐하면 신뢰도가 낮은 분류 체계로는 높은 타당도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단은 흔히 세 가지 타당도로 평가된다. 첫째는 원인론적 타당도로서 같은 장애로 진단된 사람들에게서 동일한 원인적 요인들이 발견되는 정도를 의미한다. 즉 같은 범주의 장애는 진단된 사람들에게서 동일한 원인적 요인들이 발견되는 정도를 의미한다. 즉 같은 범주의 장애는 같은 원인에 의해서 유발된다는 것이 입증될수록 그 진단분류는 원인론적 타당도가 높아지게 된다, 둘째는 공존 타당도로서 같은 장애를 진단된 환자들이 진단기준 이외의 다른 증상이나 증상 발달 과정 등에서 공통적 특성을 나타내는 정도를 뜻한다. 예컨대 환각, 망상, 혼란된 사고와 언어 등의 진단기준에 의해서 진단된 조현병 환자들이 이러한 진단기준에 포함되지 않은 대인관계의 곤란이라는 특성을 공유한다는 것이 발견된다면 이는 진단분류의 공존 타당도를 지지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예언타당도는 동일한 장애로 진단된 사람들이 미래에 얼마나 동일한 행동과 반응을 나타내느냐 하는 점과 관련된다. 만약 진단분류가 타당하다면 같은 장애 범주에 속하는 환자들은 장애의 예후나 변화과정이 유사하고 특정한 치료에 대한 반응이나 효과가 동일해야 할 것이다. 진단분류를 통해 특정한 장애의 환자가 쉽게 회복될 것인지 아니면 오래도록 증상을 나타낼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고 이러한 환자에게는 어떤 치료 방법이 효과적인지를 알 수 있다면 이러한 분류 체계는 높은 예언 타당도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분류체계의 타당도는 이러한 분류체계로 진단된 장애들이 증상적 특성을 물론 병리적 특성, 원인과 경과, 예후와 치료 반응 등에 있어서 동일한 정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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